멸종 저항
여섯 번째 대멸종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. <애니멀>에서 날카롭게 지적하듯, 먼 옛날 혜성이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 생물의 대부분을 멸종시켰다면 오늘날은 인류라는 이름의 혜성이 지구를 쓸어버리고 있다. 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지구상 생물의 50%를 멸종시켰으며 앞으로 50년 안에 남은 50%를 마저 멸종시킬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.
<애니멀>, <우리보다 큰>, <지평선>, <공존과 멸종>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인류와 모든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노력을 따라가본다. 대규모 단일종 플랜테이션과 불법 벌목, 토지 개발로 인해 계속해서 파괴되어가는 아마존의 현실을 추적하는 <유칼립투스>와 <아마존의 수호자>는 한 때 지구의 허파로 불리던 열대우림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사라져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하게 만든다. 지구를 대멸종으로 몰아가는 원인으로 인류의 탐욕스러운 식탁을 꼽는 <우리의 식생활, 멸종을 부르다>에서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가 어떻게 모든 것을 먹어 삼키고 말았는지 밝힌다.
<우리의 방주>는 사라져가는, 그리고 이미 사라져버린 생물종을 기억에 남기기 위해 디지털 방주에 태우는 서글픈 시도를 보여준다. 먼 훗날 ‘멸종 세대’라고 명명될지도 모르는 우리의 서글픈 초상이다.